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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3040칼럼] 신뢰의 중요성

20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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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 2위를 다투는 독일 자동차 회사인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파문을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합리적인 가격과 튼튼한 차체를 내세워 세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독일 자동차로 신뢰를 쌓아왔던 폴크스바겐. 그 믿음이 한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신뢰를 쌓기는 어렵지만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말을 새삼 떠올리게 된다.

 

미국 환경보호청의 발표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2009년부터 6년간 미국에서 판매한 48만2천여대의 디젤 차량에 배출가스를 저감하는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차량테스트를 통과했다고 한다. 자동차 승인 검사 때처럼 엔진과 바퀴만 구동되는 실험실 환경에서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는 ERG(배기가스재순환) 장치를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다가 핸들 등 조향장치를 사용하는 실제 운전시에는 ERG 장치가 자동적으로 꺼지도록 하는 방식으로 통과한 것이다. 겉으로는 글로벌 환경 운운하면서 속으로는 자사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지구환경이나 소비자의 건강을 ‘나 몰라라’ 한 폴크스바겐의 이중적 태도에 전 세계가 등을 돌리고 있다.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 보인다.

 

인도에 타타그룹이 있다. 140년간 성장을 거듭한 초우량 장수기업이다. 시가총액 1천억달러, 브랜드 가치 100억달러로 인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라탄 타타 명예회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인도 이코노믹타임스에서 선정하는 ‘가장 존경하는 인물’에 항상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다. 1991년 54세의 나이로 타타그룹의 4대 회장에 오른 그는 인도의 다른 재벌들과 달리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인물이다.

 

1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라탄 회장은 검소한 생활로 유명하다. 주말에는 집에서 독서를 하거나 애완견과 해변을 산책하는 등 취미도 소박하다. 라탄 회장은 복지와 환경, 교육사업에 막대한 돈을 기부하는 등 사회활동에 적극적이다. 오토바이 한 대에 4인 가족이 매달려 이동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은 뒤 200만원대의 최저가 자동차 ‘나노’를 만든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다.

 

75세가 되면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라탄 회장은 2012년 그 약속도 지켰다. 타타그룹의 경영철학인 신뢰경영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정직과 성실, 사회적 책임, 혁신 등 뿌리 깊은 기업 핵심가치의 실천으로 존경을 받고 있다. 현재 타타그룹을 이끌고 있는 라탄 타타 명예회장은 기업의 핵심 가치를 ‘신뢰’라고 말한다. 그는 글로벌 기업을 이끄는 회장으로서 회사는 ‘직원에 대한 신뢰’를, 직원들은 ‘고객을 위한 신뢰’를 유지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신뢰는 말로 되는 것이 아니다. 조직의 CEO에서부터 직원에 이르기까지 신뢰를 위해 꾸준히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믿음은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 바로 신뢰다.

 

새들은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는다고 한다. 강한 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다. 태풍이 불어와도 나뭇가지가 꺾였으면 꺾였지 새들의 집이 부서지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지으려면 얼마나 힘들까. 그 힘들고 어려운 것을 이겨냈기에 새들은 강한 바람에도 무너지지 않는 행복의 보금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신뢰를 얻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한 번 무너진 신뢰가 주는 영향을 알기에 우리는 힘든 신뢰의 집을 짓고 잘 가꾸어 나가기 위해 바람 부는 날, 노심초사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장기진 <주>애플애드벤처 대표


원문보기 :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51013.010300851430001